안녕하세요? 믹싱 엔지니어, 싱어송라이터 김주영입니다.
오늘은 원래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컴프레서 얘기를 할까 싶었는데요,
사실 유명한 컴프레서의 특징들을 이야기 해봤자 이들을 복각한 플러그인들은 그 원래의 특성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유명한 걸 다 써보지 않았을텐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간단히 주파수 응답만 측정해봐도 아무 변화도 없는 친구들이 많으며,
Harmonic Distortion도 대강 홀수 배음만, 또는 짝수 배음만 나타나게끔 만든 친구들도 많습니다.
나중에 배음왜곡과 더불어 새츄레이션에 대해 자세하게 다룰텐데,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의 특성상 홀수 배음만 나타나거나 짝수 배음만 나타날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유명했던 컴프레서들과 그 역사를 말씀 드리는 것 보다,
컴프레서 플러그인이나 하드웨어를 구매하면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말씀드리는 것이 낫겠다 싶어
이 주제로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1) 주파수 응답 파악(Frequency Response)
이걸 측정하려면 DDMF의 Plugin Doctor라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열심히 찾아봤는데 대안이 아예 없더라구요..^^;;
뭐 어쨌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플러그인/하드웨어를 걸었을 때 주파수 응답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믹싱을 많이 해보거나 곡을 쓸 때 사운드를 많이 만지셨던 분이라면
플러그인을 걸어 들어보면 저런거 안보고도 대강 어떻게 주파수 응답이 나올지 느낌이 오시겠지만,
공부할 때는 저런 시각자료가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특히 Input Gain을 어떻게 주었느냐에 따라서 주파수 응답이 달라지게 만든 플러그인들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UAD 1176 Rev A 컴프레서의 주파수 응답을 측정한 그래프입니다.
위쪽은 처음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때의 주파수 응답이고,
아래쪽은 Input Gain을 쫙 올리고 Output Gain을 낮추어 음량을 맞춰주었을 때 나타난 주파수 응답입니다.
그냥 봐도 많이 다르구나..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으시겠죠..?
2) 위상(Phase) 변화 파악
위상의 변화는 변화되는 대역을 파악할 때 크게 도움이 됩니다.
위에 위상 변화 그래프는 복각한 테잎머신의 위상 변화를 측정한 것인데요,
이렇게 되면 전 대역에 꽤나 큰 변화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위 사진은 지난번에 소개드린 Ik Multimedia에서 LA-2A를 복각한 White 2A라는 컴프레서의
주파수 응답과 위상 변화 그래프입니다.
주파수 응답을 살펴봤을 때, 다른 건 안건드리고 로우 컷을 했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위상 변화를 보았을 때 대략 π/2 만큼 달라지니 -6dB/oct의 로우 컷이 되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요 얘기는 EQ를 다룰 때 한번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저역에서 변화가 일어난다고 미리 파악할 수 있겠죠..?
3) 배음 왜곡(Harmonic Distortion)의 파악
배음을 이야기 할 때 짝수 배음과 홀수 배음에 대한 말을 자주합니다.
짝수 배음은 구성음에 화음이 많아 더 편안하게 들리고,
홀수 배음은 구성음에 비화성음이 많아 조금 더 불편하게 들린다고들 하지요.
사람마다 들리는 것과 표현방식이 다르긴 한데요,
측정을 해보고 내가 홀수 배음이 많으면 이렇게 느끼는구나!
짝수 배음이 많으면 저렇게 느끼는구나! 하면서 스스로를 파악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전 White 2A는 좀 심심한 컴프레서라고 느끼고
UAD의 LA-2A Sliver는 착색감이 조금 강한 녀석이라고 느낍니다.
물론 LA-2A Sliver는 위 사진처럼 고역이 살짝 올라가는 녀석이라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Harmonic Distortion에서도 White 2A보다 더 정교하고 많은 배음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그렇다고 White 2A가 별로인 녀석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Harmonic Distortion이 많냐 적냐가 좋은 플러그인인지 아닌지를 판별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어떤 용도로 써야 하는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지표를 나타내준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면 UAD의 LA-2A Sliver는 착색이 많이 되므로, 착색감이 부족한 소스에 쓰면 소리가 좀 더 풍성해진다..던지
White 2A는 착색이 많이 되지 않으므로 착색감이 많은 소스에 쓰면 덜 부담스럽다..등으로 말이죠.
Harmonic Distortion에 더불어 IMD(Intermodulation Distortion)도 무시하지 못하는 값인데,
다양한 주파수가 들어가 있는 음악 소스에서는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하여 생략하겠습니다.
4) Attack, Release의 파악
Attack과 Release는 쓰여 있는 플러그인들도 많기는 한데,
쓰여 있지 않은 플거그인들도 꽤 되어서 따로 파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메뉴얼에 있기는 한데.. 측정과는 또 다를 때가 있어서요..^^;;
Plugin Doctor를 이용하면 오실레이터에서 Attack, Release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데요,
이게 정확히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 나타내 주지 않아 상당히 불편합니다.
여기서는 CMT라는 다른 측정 툴이 있는데요, 요건 무료입니다.
유튜브 들어가시면 설명란에 다운로드가 있으니 받아서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 친구를 이용하면 이렇게 Attack과 Release가 적혀있지 않은 친구들의 Attack/Release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정이 왜 중요하냐..하면,
컴프레서의 Attack이 빠르면 컴프레서를 건 소스의 그루브 감이 무너질 수 있고,
Release가 빠르면 컴프레서가 빨리 풀리면서 소리가 울컥거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컴프레서의 Attack이 느리면 큰 소리를 작게 만들어주는 컴프레서 본연의 역할을 못할 수 있고,
Release가 느리면 컴프레서가 늦게 풀리면서 소리가 눌린 채로 계속 다시 눌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Attack과 Release가 적혀있지 않은 컴프레서를 측정하면,
각 컴프레서의 특징을 알 수 있어 어떤 소스에 쓰면 나을지 미리 파악하고 있을 수 있겠습니다.
5) Ratio 커브의 파악
Ratio 커브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것은 컴프레서의 Knee 여부를 보기 위함입니다.
Soft Knee를 가진 컴프레서라면 부드럽게 눌리기 위해,
Threshold보다 더 낮은 음량에서부터 소리가 압축되기 시작합니다.
특히 Soft Knee 여부가 매뉴얼에도 적혀있지 않은 경우가 꽤 있어서,
이런 건 측정을 통해 스스로 알아내어야 합니다..;;
들으면 대강 느낌이 오긴 하는데요,
그래도 느낌으로만 아는 것보다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 보면 플러그인의 이해에 도움이 되니까요..^^
6) Soft Clipping을 지원하는 플러그인에서
간혹 마스터링 컴프레서 플러그인에서 Soft Clipping 기능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Clipping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룰텐데요,
Soft Clipping이던 그냥 Clipping이던 발생하면 Harmonic Distortion이 달라지고,
파형 상에서도 모양이 꽤 달라지게 됩니다.
위에 사진은 Elysia의 Alpha Master Compressor에 있는 Soft Clipping 기능을 이용할 때 오실레이터 상 변화인데요,
파동의 고점과 저점이 뭉특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파형을 압축시키면 비선형적인 반응에 의해 Harmonic Distortion이 일어나고,
이런 Harmonic Distortion은 Hard Clipping에 가까워질수록 소음에 가깝게 변합니다.
기타의 Distortion 페달이 기타소리를 Hard Clipping 시켜 소리를 변형 시킨다고 생각하시면 되겠고,
Over Drive 정도가 Soft Clipping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가 편하실 것 같습니다.
결론
이 정도로 파악하시면 해당 컴프레서 플러그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충분히 되실겁니다.
사실 이런 값과 수치들에 대해 달달 외우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걸었을 때 어떻게 들리는가?'
'음악적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렇게 두 가지 입니다.
플러그인/ 하드웨어들을 측정해서 파악해보시고 여러 소스에 걸어서 귀로도 확인해보세요.
측정했던 것과 들리는 것이 결부되어서 머리 속에 훨씬 잘 들어갈 것이라 확신합니다.
또한 컴프레서 플러그인/하드웨어를 걸었을 때 소스의 위치가 어디로 이동하는지
(위/아래 개념은 믹싱의 기초 2.4에서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톤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눌리는 느낌이 어떤지..등등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하드웨어를 계속 구매하고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들이 엮여서 그렇습니다.
복각 플러그인들은 디지털로 복각하다 보니 주파수 응답이나 Harmonic Distortion이 뭔가 엉성하고,
착색감이 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하드웨어들은 실제 전기 회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좋든 싫든 그런 변화들이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스에 하드웨어를 다 쓴다고 곡이 좋아지는 것은 또 아닙니다..
그 변화를 파악하고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믹싱/사운드 메이킹을 할 때 곡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렇게 말하지만 믹싱은 매번 할 때마다 어렵습니다.
곡마다 정말 다 다르게 쓸 수밖에 없어서요..
가지고 있는 플러그인이 드럽게(?) 많아서 선택지도 참 많거든요..하하..
오늘은 이 정도에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에서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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